본문 바로가기
영상 콘텐츠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 어른에게 더 큰 감동

by 유리불도저 2023. 2. 15.
반응형

입추(18.08.07)를 지나고 나니 아침 저녁으로는 산들바람이 불어, 이 정도면 견딜만하다고 느끼게 되는 역대급 여름이 지나고 있습니다. 

곧 각급 학교가 개학을 하고, 말복을 지나(18.08.16)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개막을 하면(18.08.18~) 그야말로 가을이 성큼 다가오겠죠?

우리 조금만 더 참아보아요.

 

발표된지 좀 오래되었지만 여름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소개하겠습니다.

2008년 6월에 개봉(16.8월 재개봉)한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Summer Days With Coo)>입니다.

 

 

감독 : 하라 케이이치

출연 : 토미자와 카자토(쿠), 요코카와 타카히로(코이치)

개봉 : 2008년 6월(2016년 8월 재개봉)

 

우리에겐 낯선 일본 요괴 '갓파'와 인간의 우정을 다룬 내용으로,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배우며 예의바르게 자란 갓파 '쿠'와 를 끝없는 인간의 탐욕과 현대 문명을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특히, 세상에 홀로 남게된 '쿠'와 초등학생 '우에하라 코이치'가 함께 성장하는 모습은 어른들에게도 묵직한 감동을 줍니다.

2008년 제31회 일본 아카데미상 우수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줄거리

일본 에도시대에 인간과 공존하던 갓파 부자(父子)는 삶의 터전인 늪을 밭으로 개간하려는 사무라이를 찾아가 파괴하지 말아달라고 공손히 부탁하지만, 사무라이는 잔인하게 아빠 갓파를 죽이고 마침 발생한 지진으로 아들은 땅속에 묻히게 됩니다.

100여년 후 여름방학을 앞둔 어느 날, 도쿄 초등학생 코이치는 비오는 날 구로메 강에서 신기한 모양의 돌을 줍게 됩니다.

집에서 깨끗이 씻자 돌 속에서 전설로 전해지던 갓파(하동, 河童)가 나타납니다.

 

 

갓파는 물의 정령으로 아이들을 유혹해 물에 빠뜨린다고 전해집니다.

물놀이를 조심하라는 뜻에서 만들어진 요괴겠죠?

갓파는 스모를 잘하는 것으로 설정되는데, 스모가 원래 모내기 시절 물의 정령에게 드리는 제사의식 중 하나였다고도 합니다.

 

마음이 따뜻하고 친절한 코이치의 가족은 갓파에게 '쿠'라는 이름을 붙이고 가족처럼 돌봐줍니다.

쿠도 예의바르게 행동하며 동족을 찾을 때까지 신세를 지겠다고 합니다.

코이치와 쿠는 갓파 서식지로 알려진 '도노'로 둘만의 여행을 떠나고 한뼘 성장해서 돌아옵니다.

 

여행하는 코이치와 쿠

 

하지만 쿠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코이치의 집은 미디어에 노출되고 집앞은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그들은 기어코 쿠를 TV에 출연시키고, 민속연구가(사무라이의 후손)와 대면에서 가문 대대로 전해지는 갓파의 팔(아버지)을 목격합니다.

아빠를 '못된 요괴'라 칭하는 연구가에 화가 난 쿠는 초능력을 발휘해 아빠의 팔을 들고 사라집니다.

 

사라진 쿠

 

신비한 능력을 갖고 있는 쿠는 사람들을 피해야만 했고, 가족들은 쿠를 안전한 곳으로 보내주기 위해 '미션 임파서블' 같은 작전을 펼칩니다.

 

행복한 가족

 

 감독 | 하라 케이치치

하라 케이치치 감독은 아동문학가 고구레 마사오의 <갓파 대소동>과 <갓파 깜짝 여행>을 원작으로 5년의 제작기간을 거쳐 애니메이션으로 완성했습니다.

<도라에몽>으로 애니메이션 연출을 시작,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탄탄하게 다진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1차 버전은 800페이지의 그림으로 3시간 분량에 달했으나 40분이 넘는 장면을 덜어내고 개봉(138분)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감독의 다른 작품 <백일홍 : 미스 호쿠사이>에 대한 호평이 많아, 꼭 챙겨보기로 마음먹어 봅니다. (2014년 작품)

<백일홍 : 미스 호쿠사이>

 

원작은 스기우라 히나코의 만화 <백일홍>이며, 에도시대 유명 화가 '가츠시카 호쿠사이'의 딸 오에이(1603-1867)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거장의 딸이자 화가로서의 정체성, 일본 특유의 신화, 종교, 요괴 등이 흥미롭게 표현됩니다.

 

가츠시카 호쿠사이는 풍경화, 만화, 춘화, 풍속화 등 90세까지 장수하며 3만점이 넘는 작품을 남긴 것으로 유명합니다.

선명한 색감과 사실적인 묘사로 인상파 화가 모네, 반 고흐 등의 화가와 드뷔시 등 음악가에게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해집니다.

<후지산의 36경 시리즈, 카나가와의 거친 파도 아래서>

 

거장의 딸이자 여류화가로 시대와 운명에 맞선 오에이의 스토리에 관심이 가는군요.

 

 문제 의식

원작 동화의 설정과는 거리가 있지만, 감독은 일본 학교에서의 이미제 문제, 인간사회의 탐욕과 교활함, 폭력성, 난개발과 환경 문제, 미디어와 종사자의 과잉경쟁(오죽하면 기레기라 불릴까요;;) 등을 어린이의 시점, 자연의 관점으로 바라봅니다.

 

너무 직접적이라 부담스럽긴 하지만, "어린이는 어른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어른의 삶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어른이 바뀌지 않으면 어린이 역시 바뀌지 않습니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