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오랜 기간 블록버스터 장르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소개합니다.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스필버그 감독은 <죠스(1975)>, <E.T.(1982)>, <쥬라기 공원(1993)>,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 <우주전쟁(2005)>, <인디아나 존스와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2008)>, <마이 리틀 자이언트(2016)> 등 블록버스터 영화 뿐 아니라 <워호스(2011)>, <링컨(2012)>, <스파이 브릿지(2015)>, <더 포스트(2018)> 등 저예산 영화로도 흥행과 비평 양부문에서 놀라운 성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제작한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흥행 성적이 좋으면 완성도에서, 완성도가 높으면 흥행에서 참패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이게 되었죠.
그 오랜 징크스에 도전하는 영화가 <레디 플레이어 원>입니다.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 타이 쉐리던(파시발), 올리비아 쿡(아르테미스), 마크 라이런스(할리데이), 벨 멘델슨(놀란 소렌토)..
장르 : 액션, SF, 모험
개봉 : 2018년 3월
지금이야 대형 마트, 편의점 등을 통해 먹을 것(간식)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1980년대 유년 시절을 보낸 아재들 세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설-추석 등 명절에나 받을 수 있는 제과회사의 종합선물세트가 최고의 간식거리였고 자랑거리였습니다.
이 영화도 1980년대 대중문화를 향유한 40대 아재들에게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선물입니다.
상업영화로서의 재미에 충실하며, 기대한 이상의 재미로 가득차 있습니다.
하지만, 세트에는 개인이 싫어하는 과자도 포함되어 있듯이 이 영화 역시 너무나 많은 히트작을 인용해 전반적인 분위기가 산만하며 개연성이 조금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결국 시대를 반영해 만들어진 최신 종합선물세트가 아니라, '복고' 유행을 따라 기획된 추억 팔이, 감성 팔이 선물세트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겠네요.
(특히 게임 세계에 대한 부정적 세계관-디스토피아-이 요즘 세대에겐 불만일 수 밖에..)
줄거리
2045년, 시궁창 같은 현실과 달리 가상현실 속의 세계 '오아시스'에서는 누구든지 자신의 아바타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주인공 웨이드 와츠도 이모에게 얹혀 사는 신세지만 오아시스에서 '파시발'이라는 캐릭터로 그나마 삶에 의미를 찾고 있습니다.
오아시스의 설계자인 제임스 할리데이는 가상현실 속에 3가지 미션을 숨겨두고 이를 가장 먼저 찾는 이에게 오아시스를 넘겨주겠다는 유언을 남깁니다.
이에 파시발과 그의 가상현실 속 친구들, 오아시스 내의 아이템 등으로 장사를 하는 대기업 IOI 등이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치열한 레이스를 펼칩니다.
모두의 꿈과 희망이 담긴 오아시스를 지키려는 파시발, IOI의 로열티 센터(빚 대신 노역을 하는)에 아빠를 빼앗겨 안티 IOI로 활약하는 아르테미스, IOI의 CEO 소렌토..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요?
40대 아재에겐 축복을
가상 현실 세계인 오아시스는 특히 1980년대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이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40대 아재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영화의 첫 장면도 1980년대를 대표하는 음악중 하나인 반 헤일런의 <Jump(1983)>로 시작합니다.
밴드 아하의 <Take on me(1984)>, 버글스의 <Video killed the radio star(1979)> 등도 귀를 호강하게 합니다.
첫 미션인 레이싱 장면에서는 <백 투 더 퓨처>의 드로리언, <아키라>의 카네다 바이크, <매드맥스>의 인터셉터, <스피드 레이서>의 마하5, <A특공대>의 승합차 등이 등장하며 <킹콩>의 킹콩과 <쥬라기 공원>의 T-렉스가 결승선을 지키는 악당으로 활약합니다.
두번째 미션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공포영화 <샤이닝>의 오마주입니다. 공포영화 캐릭터중 가장 유명한 처키가 등장합니다.
마지막 미션 & IOI와의 마지막 대결에는 아이언 자이언트와 건담이 등장해 시대를 풍미한 로봇 애니메이션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이처럼 영화는 천재 개발자로 부와 명예를 얻은 대신 '사랑과 우정'을 잃고 세상과 소통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할리데이가 오타쿠 소년 웨이드에게 3가지 미션을 통해 삶의 교훈을 전하고 있습니다.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지 말 것, 후회하지 않을 삶을 위해 지금-현재에 집중할 것, 지나친 분석보다는 게임-인생 자체를 여유있게 음미할 것..'
이제는 노장이 된 거장의 교훈은 우리들도 40대를 넘어서며 느끼게 되는 소중한 인생의 지혜가 아닐까 합니다.
대신, 그런 노골적인 교훈이 게임에 대한 디스토피아적인 시각, 플레이어들을 오타쿠로 낙인찍는다는 반발감과 함께 영화에 대한 악평을 낳고 있다고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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