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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맛집

파주 반구정 나루터, 민물장어 끝판왕

by 유리불도저 2023.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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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명군으로 세계적인 자랑거리 세종대왕에게는 훌륭한 신하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 중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명재상으로 황희와 맹사성을 꼽을 수 있습니다. 

황희는 무려 24년간 정승으로 있었고, 19년은 가장 높은 영의정으로 있었던 전무후무한 기록의 보유자입니다.

하지만, 실록에 묘사된 황희 정승은 그렇게 '청렴결백한 청백리'였던 것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당시 시대상으로는 청렴에 대한 기대치가 그렇게 높지 않았던 점, 세종대왕은 재상으로서 황희의 장점을 보고 중용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세종대왕은 보수적인 황희와 신중한 맹사성을 양날개로 활용하면서 역사에 다시 없을 태평성대를 이룩했다고 합니다.

 

 

사실은 일흔이 훌쩍 넘은 황희의 퇴직 상소도 물리치며, 89세까지 살았던 그를 최대한 이용한 '나쁜 사장님'에 가깝지 않을까요. (농담입니다)

 

이렇게 황희 정승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은 것은, 그가 말년에 드디어 사표가 수리된 후 고향에 돌아와 갈매기를 벗 삼아 지낸 파주의 '반구정(정자)'과 '반구정 나루터(음식점)'를 소개해 드리기 위해서 입니다.

 

 반구정과 황희 유적지

지난 포스팅에서 소개해드린 파주 임진각 여행을 마치고 자유로를 따라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오른쪽 임진강변으로 엄청난 규모에 조명이 가득한 건축물을 발견했습니다. 

 

2023.02.10 - [여행과 캠핑] - 파주 임진각, 분단의 현장이자 통일이 가장 가까운 곳

 

피곤하기도 하고 집까지 가면 저녁이 너무 늦어질 것 같아서 파주 근처 적당한 곳에서 저녁을 먹고 귀가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출발한지 얼마되지 않아 마주한 근사한 야경에 확 꽂혔습니다.

 

야경의 주인공은 <반구정 나루터>라는 음식점이네요.

음식점 앞에는 황희 정승의 영정을 모신 <황희 선생 영당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다음 기회엔 반구정과 함께 역사 교육 코스로 잡아봐야겠습니다.

 

임진강 하류의 절경에 세워진 반구정은 강변에 세워진 철조망으로 인해 아름답지만 안타까운 전망을 볼 수 있습니다.

갈매기와 벗삼겠다는 뜻이 들어간 또 다른 유명한 정자로 (오늘날 강남) 압구정이 있습니다.

 

 반구정 나루터집

해당 지역의 주인공인 <황희선생 영당지> 보다 압도적으로 큰 규모와 휘황찬란한 조명을 뿜어내고 있는 장어구이 맛집 <반구정 나루터집>입니다. 홈페이지 바로가기(클릭) 

 

 

1969년 개업한 이후 3대에 걸쳐 사랑받고 있는 장어구이, 메기매운탕 전문점입니다.

오래전 원조 본채를 둘러싸고 확장을 거듭해서 지금은 수백평에 달하는 식당 건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음식점 운영 주체도 (주)반구정나루터집이네요.

 

민물장어는 양식을 사용하는데 자연 치어를 잡아 지하암반수로 키운다고 합니다.

식당에 걸린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양식장 규모도 역시 엄청납니다.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하면 기본 세팅이 된 차림상을 남자 직원들이 통째로 들고 옵니다.

홀 자리도 있고, 분리된 칸막이 좌석도 있습니다. 예약하시는 것이 좋겠죠?

 

위에 사진처럼 빈 공간에 상들이 가득 들어차면 그 모습도 장관입니다.

장어구이를 주문하면 전문 조리사들이 구워서 서빙해 주십니다. 두툼한 장어살에 숯불 맛이 잘 배어납니다.

 

 

가격이 착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살진 장어가 두툼하게 조리되고 특제 간장소스의 맛도 일품이기 때문에, 비싼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아서 나름 가성비가 높습니다. (1인분 200g 5만원)

 

장어 토막이 사진처럼 큼지막하게 나오기 때문에 얼른 가위로 잘게 잘라줘야 합니다.

저희는 1호기가 자르기도 전에 통째로 집어 먹어서 장어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어른들은 메기 매운탕으로 배를 채워야 했습니다. (소-3만원, 중-4만원, 대-5만원)

 

 

매운탕도 국물이 걸쭉하게 진하고 메기도 통통하게 살진 녀석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민물새우가 역시 국물 맛을 업그레이드 시키네요.

수제비를 떠 먹으며 국물을 졸이면 육수를 계속 추가해주기 때문에 공기밥과 함께 배불리 먹을 수 있습니다.

입구에 메기를 가득 채워 놓은 수조가 있기 때문에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이 재미있게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2호기가 더 크기 전에 와서 장어구이 2인분으로 끝낼 수 있었던 것이 다행입니다. 

엄마, 아빠가 돈 많이 벌어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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