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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좋은 글

호밀밭의 파수꾼, 미국식 중2병

by 유리불도저 2023.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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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 출판계의 대표적 히트작이자 스테디셀러인,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책은 <호밀밭의 파수꾼>이라고 합니다.

 

 

민음사가 밝힌 집계에 의하면 <호밀밭의 파수꾼>은 2001년 5월 출간 이후로 약 50만 여권이, 2위인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약 38만 여권, 3위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이 37만 여권, 4위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 36만 여권, 5위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가 26만 여권 판매되었다고 합니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은 20년간 1,500만부 가량 판매되었다고 하니 정말 '국민문학전집'이라 할만 하네요.

 

다시 <호밀밭의 파수꾼>으로 돌아오겠습니다. 

 

호전적이었던 북한이 남침을 포기하고 남북 정상회담에 나서게 된 것은 대한민국의 '중2'들을 무서워했기 때문이라는 농담도 있습니다만, 60여년 전 미국에서 출판된 이 작품의 주인공 콜필드는 추악한 위선으로 얼룩진 어른들로 인해 상처받은 청소년의 표상으로서 당시 전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 '콜필드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며 각광을 받았습니다.

 

책 표지

 

지은이 :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옮긴이 : 공경희

출판사 : 민음사

출간일 : 2001년 5월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학교에서 낙제점을 받아 퇴학당하게 된 주인공 홀든 콜필드가 뉴욕 근방을 방황하던 3일간의 이야기입니다.

홀든은 위선자들이 판치는 학교를 떠난다는 핑계로 야반도주, 뉴욕으로 가서 술집, 호텔, 클럽을 전전하며 우울한 기분을 풀어보려하지만 어른들의 세상은 어디나 위선자들이 가득합니다.

환멸을 느낀 홀든은 여동생을 만나 그녀의 순수한 모습에 마음을 정화하며 끝이 납니다.

 

적나라한 욕설과 혼전 성교, 매춘, 동성애 등 현재 기준으로도 논란이 될 부분이 많아 당대엔 큰 이슈가 되엇습니다.

한편으론 '돈 넘치는 기득권층 집안의 자녀가 별 찌질한 이유로 제 풀에 화를 내고 비행청소년이 되었다가 돌아오는 것'이 무슨 큰 사회적 공감대를 얻겠는가라며 '사회적 의의'를 찾기 어려운 '거품낀 명작'이라는 평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진정한 의의는 주인공의 행동이나 배경 사건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심리를 흘러가는대로 묘사한 표현 방식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아무튼 이 책의 주제의식은 홀든의 입으로 밝혀집니다.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이야.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거지. 온종일 그 일만 하는 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바보 같은 얘기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정말 내가 되고 싶은 건 그거야. 바보 같겠지만 말이야."

 

'순수한 아이들이 어른의 세계로 추락(타락)하는 것을 잡아주고 싶다'는, 기존 사회에 저항하고 순수한 가치를 지키겠다는 '피터팬'과 같은 저항이 지금까지 수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게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편, 이 책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범 리 하비 오즈월드나, 레이건 대통령의 저격 미수범 존 힝클리 주니어, 존 레논을 살해한 마크 채프먼이 즐겨 읽었다고 해서 거대한 음모론의 소재로도 자주 다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정치적 암살자들을 세뇌하는 도구로 이 책을 사용한다는 음모론은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으니, 멜 깁슨, 줄리아 로버츠의 명작 <컨스피러시>입니다.

 

영화 포스터

 

영화에 대한 소개는 다음 기회에 포스팅하겠습니다만, 꼭 감상하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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