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2호기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서 그런지 친구들과 다툼도 있고, 유치원 선생님 주의에 반응을 덜 한다고 하셔서 걱정입니다.
마침 높으신 분께서 회사에 진행한 소아정신과 전문의 서천석님의 강연을 듣고 오셔서 그 분과 관련된 내용을 좀 검색해 보았습니다.
서천석님은 tvN <어쩌다 어른> 82회(2017.5.3)에 출연해서 <겸손한 육아>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습니다.
감명 깊은 강연이었기 때문에 꼭 한번 시청하시길 강력히 권해드립니다.
내용중 인생을 바꾼 책으로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꼽으셨네요.
* <어쩌다 어른>은 여러모로 참 유익한 프로그램입니다.
책으로 출간하기도 했으나 실제 방영분으로 시청하시는 것이 더 좋습니다.
이 분 저서로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도 육아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서천석님이 좋은 어린이책을 선택하기 위한 조건을 정리해 주셨네요.
▶ 아이들이 궁금해하고 듣고 싶은 이야기 >> 어른들이 가르쳐주고 싶은 이야기
▷ 아이들에게 말을 선물하는 책 : 아이들이 하고픈 말을 대신 해주는
▶ 아이는 아이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느낄 것이 있는 책
▷ 아는 만큼, 다시 보는 만큼 더 깊게 느끼는 책
그림/글 : 모리스 센닥
옮긴이 : 강무홍
출판사 : 시공주니어
출간일 : 1994.1 (2017.3)
1963년 출간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2000만부 판매된 그림책계의 바이블입니다.
1974년에는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고, 1980년에는 오페라로, 2009년에는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장르 : 모험, 드라마, 가족
감독 : 스파이크 존즈
출연 : 맥스 레코드(맥스), 포레스트 휘태커(아이라 목소리) 등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아이들을 초대해서 읽어준 책으로도 유명합니다.
하지만 발간된 당시에는 자극적이고 거북한 표현들로 인해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열렬한 지지로 인해 풀렸습니다.
일전에 소개해드린 <깊은 밤 부엌에서>의 작가 모리스 샌닥의 작품으로, 아이들의 세계와 감정을 잘 이해하고 표현하는 작가로 유명합니다.
두 책 모두 칼데콧상을 수상했습니다.
2022.12.30 - [책을 읽자] - [동화] 깊은 밤 부엌에서, 잠 못드는 아이들을 위해
현대 그림책계의 최고 거장 모리스 센닥은 폴란드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가난한 유태인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미처 이민 오지 못한 친척들은 나치의 유태인 학살(홀로코스트)의 희생자가 되었습니다.
어려서부터 병약했던 막내로 특별히 돌봐주는 사람없이 침대에서 그림을 그리며 놀았다고 합니다.
줄거리
집안을 어지럽히고, 강아지를 괴롭히는 장난꾸러기 맥스는 엄마에게 잔소리를 듣게 됩니다.
맥스는 '엄마를 잡아먹어 버리겠다'며 반항하지만(당시엔 엄청나게 충격적인 표현이었나 봅니다), 저녁밥도 먹지 못하고 방에 가둬지게 됩니다.
아이들이 어른들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상상하기'입니다.
맥스는 바다로 항해를 떠나는 상상을 하는데, 일 년만에 도착한 섬은 괴물들이 사는 곳입니다.
맥스는 엄마에게 훈련받은 비장의 무기 '조용히 해' 마법으로 괴물들을 꼼짝 못하게 하고 왕의 자리에 오릅니다.
이후 괴물들과 신나는 소동과 장난의 세월을 보내죠.
놀다 지친 맥스는 고민에 빠지는데,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맥스는 따르는 괴물들을 뿌리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집에는 아직 식지 않은 저녁밥이 차려져 있네요.
괴물? 엄마를 잡아먹겠다고?
아이들이 어른들의 말만 잘 들어서는 곤란합니다.
'세월호 참사'때에도 드러났지만, 탐욕스럽고 무책임한 어른들이 지시한 '그대로 있어라'라는 말을 잘 들은 순진한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렀습니까?
아이들은 아직 미성숙하고 통제되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을, 센닥이 괴물이라고 부른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
아, 우리 어른들도 아이들을 쉽게 '괴물'같다고 표현하죠.
이 괴물은 비록 어른들의 눈에 위험해 보이지만 오히려 그것이야 말로 아이들의 생명력입니다.
괴물의 시기를 지나야 다른 무엇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출간 당시 사람들이 격노한 표현인 '엄마를 먹어버린다'는 것은, 부모와 어른들의 세계와 질서에 합쳐져서 자신의 존재와 고유한 내면을 상실하게 되는 상황에 대한 격렬한 저항입니다.
치열한 입시경쟁에 떠밀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청소년기를 보내는 우리 아이들을 보면 이런 저항마저도 포기한 것으로 보여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먹히지 않고, 세상의 지혜와 지식을 먹어치우면서 더 큰 존재로 성장해야 할 것입니다.
센닥이 바라본 세계는 디즈니가 보는 세계와는 다른 것입니다.
달콤한 사탕을 덧 씌워 세상 가장 행복한 이야기를 꾸며내는 디즈니에 비해, 센닥은 아이들에게 괴물과도 같은 냉정한 현실을 보여주며 자아를 잃지 않고 세상을 이겨내기를 응원합니다.
저도 현실을 외면하거나 도피하기보다는 극복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다짐해 봅니다.
'책,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린왕자,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동화 (0) | 2023.01.27 |
---|---|
호밀밭의 파수꾼, 미국식 중2병 (4) | 2023.01.26 |
[동화]돼지 책, 맞벌이 아빠의 필독서 (0) | 2023.01.25 |
[동화] 엄마마중, 어른을 위한 소장용 동화책 (0) | 2023.01.25 |
퍼펙트 워크, 열심히 말고 완벽하게 일하라 (0) | 2023.01.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