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 영화로 배우는 2차 세계대전

<네이버 영화>

 

타이틀 : 덩케르크

장르 : 액션, 드라마, 전쟁 (12세 관람가)

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 핀 화이트헤드, 마크 라이런스, 톰 하디, 해리 스타일스, 아뉴린 바나드, 톰 글린 카니 등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탈출시리즈(?)로 꿈에서 탈출하는 <인셉션>, 범죄가 만연한 도시에서 탈출하는 <다크나이트>, 우주에서 탈출하는 <인터스텔라>에 이어 해변에서 탈출하는 <덩케르크>입니다.

 

영웅적 활약상이나 피튀기는 총격전, 화려한 액션도 없이 화면 구성과 음향 효과만으로 실제 전쟁터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주는 뛰어난 작품입니다. (IMAX에서 봤으면 금상첨화였겠네요;;)

 

1호기의 생일을 맞이해 친구들과 함께 영화 관람을 시켜주었습니다. 역사적 배경에 대한 브리핑은 아빠 몫이죠;;

 

배경1 : 작전명 다이나모(Dynamo)

1차 세계대전에서 큰 피해를 입은 프랑스가 육군장관이었던 '마지노'의 주도로 철옹성과 같은 요새를 건설합니다(유명한 마지노선). 하지만 1940년 5월,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기갑 사단(탱크부대)은 영국-프랑스 연합군을 순식간에 격파하고, 마지노선을 우회해 연합군 수십만명을 포위하게 됩니다. 전멸 위기에 처한 연합군은 프랑스 북부 덩케르크 해안에서 영국으로 필사의 탈출을 감행합니다.

<덩케르크 주변 전황/ 구글검색>

 

배경2 : 역사에 반복되는 우연 또는 기적

5월 24일, 너무 빠른 진격 속도에 보급 등을 우려한 히틀러는 기갑 사단을 멈춰 세우고 육군을 기다리도록 명령합니다. 날씨도 좋지 않아 기갑 사단의 기동력이 저하된 것도 원인이라 하네요. 전열을 정비하고 공격에 나선 것이 27일로 연합군에게는 천금 같은 시간이 확보된 것이죠.

 

배경3 : 덩케르크 철수 작전

짙은 구름으로 독일 공군의 공습이 약해진 틈을 타서, 영화에도 묘사했듯이 작은 어선이나 보트까지 차출해(900여척) 철수 작전에 돌입합니다. 그러나 영국 해협에 몰아친 폭풍우로 26일까지 단 3만명만 영국으로 탈출할 수 있었고, 필사적으로 버텨낸 프랑스군 3만여명(대부분 포로가 됨)이 독일군 진격을 저지한 사이 30만명이 넘는 연합군이 영국으로 철수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구성

1. 해변 : 보이지 않는 적에게 포위된 채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지 모르는 일주일

2. 바다 : 군인들의 탈출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배를 몰고 덩케르크로 향하는 영국민의 하루

3. 하늘 : 해안을 공습하는 적의 전투기를 공격해 추락시켜야 하는 영국 공군의 스피릿 파이어, 남은 연료로 비행이 가능한 1시간

리뷰

전쟁을 재연하기 위해 특수 촬영이나 그래픽, 효과음 등을 최소화해 전투 장면이나 영웅적 활약상, 비극적(신파적) 상황에 몰아 넣지 않습니다. 애국심이나 정의감 등 소위 '국뽕'에 취하게끔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담담하게 넓은 해변과 바다, 하늘을 담아내면서도 실제 전쟁을 경험하듯이 긴장되고 차갑고 고통스러운 감정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이것이 감독의 연출력이겠죠)

특히, 총소리와 파도치는 소리 전투기들의 프로펠러 소리와 함께 영화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배경음악(영화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이 압권입니다.

감독의 전작들과 같은 웰메이드 상업 영화를 기대한 팬들에게는 다큐멘터리 같은 사실적인 묘사와 담담한 내러티브에 만족하지 못할 수 있겠으나, 오히려 이런 접근이 전투에는 패했으나 훗날 전쟁에 승리하게 되는 원동력(수십만명의 군인을 잃었다면 어디서 징병했을까요)이 되는 덩케르크 철수 작전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영웅이 아니기 때문에 때론 이기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수 많은 젊은 병사들과, 조국의 부름에 응답해 배를 몰고간 시민들, 패잔병이지만 무사히 귀환한 그들을 영웅으로 환대하는 영국 정부까지, 관객에게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명작입니다.